[일:] 2007년 03월 13일

  • 재회(再會)의 밤에

    재회(再會)의 밤에

    淸羅 嚴基昌

    보리암 앞 바다는
    나를 보고
    온 몸을 꿈틀거렸다.

    수줍은 노을이
    바다의 볼에
    연지를 찍었다.

    두 팔을 활짝 벌리고
    우르르 우르르
    함성으로 달려들었다.

    밤꽃 냄새가
    온 바다를 덮었다.

    초승달로 몸을 담그고
    경련하는 바다의 몸속에 한 가닥씩
    월광을 토해 내었다.

  • 연꽃 마을에서


    연꽃 마을에서

    淸羅 嚴基昌
    도심(都心)에서 날 선 사람들도
    연꽃 마을에 와선 눈빛이 지순해 진다.

    아침 해 떠오를 무렵
    연꽃이 피면
    연꽃 향기 찻잔에 담아 마시고

    뻐꾸기 울음 너머 속 숨결에 번져오는
    대청호 물비늘
    연꽃 그림자

    반갑게 내미는 손길에
    봄볕 같은 정이 담겨 있어서
    미소가 향기로운 연꽃마을 사람들은

    연 옆에 서 있으면
    그냥 연꽃이 된다.

    대청호에서 건너오는 바람들도
    연꽃 마을에 와서
    연향(蓮香)에 몸을 씻는다.

    나도 마음 닦으러 대청호로 가다
    이 마을에 들러
    도심(都心)에 찌든 얼룩 지우고 돌아온다.